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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피플] '오른손 저승사자' 수아레즈의 '불운'

반복된 '불운'에도 가치가 남다르다.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33·삼성 라이온즈)의 얘기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첫 8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3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건 아니다. 2.28로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중 공동 9위.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승수 쌓기에 고전하고 있다. 7이닝을 소화한 4번의 등판에선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36으로 5승(1패)을 거둔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 수아레즈는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8탈삼진 1실점 쾌투했다. 4-1로 앞선 8회 초 교체, 승리를 눈앞에 줬다. 하지만 불펜이 8~9회 무려 9실점 하며 무너졌다. 8일 롯데전에선 7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했다. 찰리 반즈(7이닝 1자책점)와 '명품 투수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2-1로 앞선 8회 말 교체돼 승리 투수가 유력했지만,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불운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수아레즈는 3-1로 앞선 6회 초 1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8회 초 동점이 돼 시즌 2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오재일·강민호를 비롯한 베테랑 타자들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수아레즈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로 유독 수아레즈가 등판하는 날 점수 차가 자주 뒤집힌다. '1승 투수' 수아레즈의 세부 지표는 그 이상이다. 특히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저승사자'에 가깝다.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159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3위. 오른손 투수 중에선 윌머 폰트(SSG 랜더스·0.132)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오른손 타자 피출루율(0.207)과 피장타율(0.232)을 합한 피OPS도 0.439로 수준급. 오른손 타자를 확실하게 막아내니 대량 실점(최다 3자책점)하는 횟수도 적다. 그만큼 '계산이 서는 투수'다. 수아레즈는포심 패스트볼(포심)보다 투심 패스트볼(투심)의 비중이 크다. 15일 두산전에선 투심 비율이 전체 투구 대비 31.7%(32개)로 27.7%(28개)를 기록한 포심보다 높았다. 오른손 투수의 투심은 오른손 타자 기준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살짝 꺾인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자칫 몸에 맞는 공이 나올 수 있다. 수아레즈는 투수판(pitcher's plate)의 1루 쪽을 활용한다. 염경엽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오른쪽 끝(1루 방향)을 밟게 되면 홈플레이트에서 30㎝ 정도 차이(공간)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몸쪽 투심을 과감하게 던질 수 있다. 더 깊게 던져도 몸에 맞는 공이 나올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투수판을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아레즈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활용해 왼손 타자 승부도 잘해낸다. '승리'만으로 투수의 가치를 평가하긴 어렵다. 수아레즈가 그렇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할 때 오른손이나 왼손 타자를 구별하지 않고 같은 자신감으로 던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7 08:00
야구

MLB 첫 선발 출격 양현종, '왼손 저승사자' 크루스를 만난다

양현종(33·텍사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왼손 저승사자' 넬슨 크루스(41)를 상대한다. 양현종의 꿈이 이뤄졌다. 3일(한국시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오는 6일 미네소타전 텍사스 선발 투수로 양현종을 예고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5일부터 시작되는 미네소타 원정 3연전 선발 투수로 카일 깁슨-양현종-조던 라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양현종은 부진에 부상이 겹친 일본이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를 대체한다. 미네소타는 쉽지 않은 상대다. 팀 성적은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4위로 처져있지만, 팀 타선은 위력적이다. 팀 타율 리그 전체 8위, 팀 장타율은 5위다. 2015년 AL 최우수선수(MVP) 출신 조시 도날드슨, 시즌 4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바이런 벅스턴, 골드글러브만 4회 수상한 안드렐톤 시몬스까지 준수한 선수들이 상·하위 타선에 포진한다. 양현종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4번 지명타자 출전이 유력한 크루스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크루스는 통산 홈런이 무려 425개인 거포다. 현역 선수 중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667개),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489개)에 이은 3위. 2014년과 2019년에는 무려 40홈런을 때려낸 이력까지 있다. 올 시즌에도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1, 8홈런, 21타점으로 위력적인 모습이다. 출루율(0.375)과 장타율(0.655)을 합한 OPS가 1.030이다. 특히 오른손 타자인 크루스는 양현종 같은 왼손 투수에 강하다. 통산 타율이 오른손 투수(0.271)보다 왼손 투수(0.298)를 상대했을 때 더 높다. 지난 시즌에는 왼손 투수 타율이 무려 0.465(43타수 20안타)로 5할에 육박했다. 왼손 투수 장타율은 0.907. 올 시즌에도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370(오른손 0.298)으로 높다. 로코 발델리 미네소타 감독은 보통 3번에 벅스턴, 4번에 크루스를 배치한다. 벅스턴도 올 시즌 왼손 투수만 만나면 극강의 모습(타율 0.462). 양현종으로선 두 선수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경기 가장 큰 변수다. 특히 불혹을 넘긴 베테랑 크루스와의 상대가 키포인트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5.03 13:21
야구

'신인 등판 1위' SK 김주한, '잠실' 저승사자

이 정도면 잠실구장의 저승사자다.SK 신인 김주한(23)은 2016시즌 3승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리그 신인투수 중 최다인 39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김용희 전 SK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팀내 불펜투수 중에선 채병용(83⅔이닝)에 이어 소화이닝(59⅓이닝)도 두 번째로 많았다. 2015년 8월에 열린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은 후 곧바로 1군 주축 투수로 발돋움했다.눈여겨 볼 기록도 하나 남겼다. 바로 잠실구장 성적이다. 김주한은 올해 잠실구장에서 5경기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다. 15이닝 동안 단 1실점(1자책점)만 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과 LG(8⅓이닝 6피안타 1실점) 두 팀을 상대로 모두 강했다. 반면 홈구장인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선 평균자책점 6.58로 고전했다. 그는 "잠실구장이 유독 편하다"고 말했다.김주한의 잠실구장 강점은 대학교 때부터 이어진다. 고려대 재학시절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4년 내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1학년 때 9이닝 1실점 비자책 쾌투를 시작으로 3학년 때까지 정기전에서 비자책 '0'점 행진을 이어갔다. 4학년 때 선발로 등판해 9이닝 5실점 3자책점을 기록, 4년 만에 첫 자책점을 내줬지만 '146구 완투승'으로 방점을 찍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세대 정기전 평균자책점이 0.88(30⅔이닝 3자책점)이다. 프로 첫 시즌 잠실구장 성적을 더하면 평균자책점은 0.79(45⅔이닝 4자책점)로 더 내려간다. 그는 "대학생 때 등판한 경험이 많아서 프로 입단 후에도 잠실구장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궁합이 잘 맞는다. 사이드암 김주한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땅볼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구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선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모두 던지기 때문에 오른손투수지만 왼손타자가 나오면 편하다. 특히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잘 떨어져서 땅볼이 많이 나왔다. 실투가 안타로 꽤 연결됐지만 타자 타이밍을 뺏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이어 "현재 팔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피로가 쌓여서 후반기에 스피드가 잘 안나오더라"며 "체력적으로 느낀 게 많은 한 해 였다. 아마추어 때 TV로 볼 때는 중간투수들이 쉬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부상을 방지할 수 있게 웨이트트레이닝을 겨울 동안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6.12.26 06:00
야구

크로스 스탠스 위력… 체감구속 150㎞

누가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올 시즌 구대성(37.한화)의 피칭을 보면 `대성불패`라는 닉네임이 딱 어울린다. 1점차든 3점차든, 주자가 있든 없든 그가 오르면 경기는 끝난다. 안타는 맞을지언정 결코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8경기 연속 세이브에 23일 현재 시즌 15세이브(무패)로 부문 공동 선두. 한화에는 승리의 수호신이자 상대 팀에는 `저승사자`와 다름없는 구대성의 피칭을 파헤쳐 봤다. ▲자신의 몸을 100% 이용하는 투구폼구대성의 투구폼은 독특하다. '한국판 토네이도'라고 불려도 무방할 만큼 몸을 꽈서 던진다. 멋이 아닌 자신의 공을 타자에게 최대한 숨기기 위한 전략. 여기에 준비동작 시 취하는 크로스 스탠스(오른발을 1루로 향하는 것은 보통의 투수와 같지만 발 앞부분을 2루쪽으로 틀어 선다)는 순간적인 힘을 쏟아내기 위한 자기만의 비법이다. 용수철이 높이 튀어 오르기 위해 최대한 수축하는 것을 연상해보자. 피칭 시 밟는 투구판 위치도 여느 투수들과 다르다. 축이 되는 발의 옆 부분을 홈 플레이트 쪽으로 향한 투구판에 살짝 붙이고 던지는 게 보통이지만 구대성은 투구판 모서리면을 발바닥으로 누르면서 던진다. 피칭 시 마지막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 자칫 발목을 삐끗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충남중 때부터 익혀 온 투구 폼이라 괜찮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왼손 투수라는 이점을 최대로 활용한 투구폼이라고 할 수 있다. 발바닥부터 시작해 온몸을 풀가동시켜 에너지를 모아놨다가 공을 릴리스 할 때 팔 스윙으로 집중시키는 것이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 1루 견제 동작에서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크로스 스탠스를 취하기는 힘들다.  ▲체감 구속 150㎞6년 만에 복귀한 구대성의 피칭에서 놀라운 점은 구속이 갈수록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복귀 첫 등판인 시즌 개막전 때 최고 시속 139㎞에 불과했던 구속은 최근 146㎞까지 찍었다. 한 달반 만에 무려 시속 7㎞가 빨라진 셈이다. 일본 오릭스 시절이나 지난 해 뉴욕 메츠에서는 평균 구속이 140㎞ 미만이었고, 최고 구속은 아무리 빨라도 140㎞ 초반대에 그쳤다. 해외 진출 전 마지막 해인 2000년에도 비슷했다. 이유가 뭘까. 스스로는 "한국에 돌아오니 몸과 마음이 편해서 그런 모양"이라며 너스레를 떨지만 하체 밸런스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구대성의 크로스 스탠스는 어지간한 하체 힘이 없으면 버티기도 힘든 투구폼이다. 따라서 구대성은 비시즌 때도 뛰어서 산에 오르는 등 하체 강화 운동만큼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나이를 의식해 피칭 전후에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게 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럼 해외 무대에선 146㎞의 강속구를 뿌리지 못했을까. 일본에서는 선발로 뛰느라 체력 안배가 필요했고, 지난 해에는 어깨와 옆구리 부상으로 제공을 뿌리지 못했다. 말이 146㎞이지 몸을 뒤로 꽈서 던지는 투구폼에서 상대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구속은 150㎞에 이를 듯하다.▲빠른 공을 돋보이게 하는 비밀병기아무리 공을 숨기는 투구폼에 체감구속 150㎞짜리 광속구를 던지다고 하더라도 구질을 알고 있다면 못칠 공은 아니다. 150㎞대의 공을 심심찮게 보는 요즘 프로야구다. 아울러 커트 능력 등 타자들의 타격 기술은 구대성의 해외진출 전보다 월등히 나아졌다. 구대성의 강속구가 빛나는 것은 다양한 변화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2가지로 던지는 체인지업은 기존의 슬라이더·커브·싱커와 섞여 '대성불패'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대성은 느린 체인지업과 빠른 체인지업 등 2가지를 구사하는데 말그대로 2구질은 구속에서 시속 10㎞ 정도 차이가 난다. 느린 체인지업은 반포크처럼 잡되 집게와 약지 손가락을 벌려 잡고 던지고, 빠른 체인지업은 느린 체인지업 그립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공에 살짝 갖다 댄다. 빠른 체인지업의 구속은 130㎞ 초반대로 일본에서는 '싱킹 패스트볼'로 불리기도 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준비차 지난 2월 플로리다 브래든턴의 현대 캠프에서 대학(한양대) 선배인 김시진 현대 투수코치로부터 전수받은 구질. 캠프 때마다 현대 투수들이 번번이 실패했지만 구대성은 불과 1주일 만에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킬러 스마일미국 일본에서 5년 간의 경험을 두루 거친 구대성의 마운드 운영은 정점에 달한 느낌이다. 경쟁자 오승환(삼성)이 '포커페이스'로 타자들과의 수싸움을 숨기는 반면 구대성은 한술 더 뜬다. 안타를 맞더라도 씩 한번 웃는다. 그리고 나선 경기를 끝낸다. "누구도 절대 내 공을 칠 수 없다"는 자신감의 표출. 김경문 두산 감독은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A급 타자도 구대성의 공을 공략하기는 힘들 것이다. 시쳇말로 타자들을 가지고 놀 줄 안다"고 거들었다. 구대성은 최근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아슬아슬 세이브'에 대해 "일부러 위기를 자초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나"고 반문한 뒤 "다만 최근 8회부터 나가는 경기가 잦고 자주 등판하다보니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삼진을 잡는 것보다 맞혀 잡는 게 힘이 덜 들기 때문에 최근 들어 안타를 맞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관리하는 것을 뛰어넘어 스릴까지 즐길 줄 아는 천상 마무리다. 은 전매특허인 크로스 스탠스. 오른발의 앞코가 2루쪽을 향하고 있다. 키킹 동작에서 디딤발을 내릴 때까지 타자들에게는 백넘버만 보여준다. 과 에서 왼발을 자세히 살피면 투구판 모서리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공을 뿌릴 때( ) 어깨와 왼팔의 각도가 가장 이상적인 90도를 이루고 있다. 정회훈 기자 2006.05.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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